[후기] 독서경시대회
- 작성자주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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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독서를 하게 해준 선물, 독서경시대회
군자관 앞을 지나가는데 한 포스터가 제 발걸음을 멈춰 세웠습니다. 바로 제 45회 독서경시대회 포스터였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포스터였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제가 동양고전강독과 서양고전강독을 수강하면서 책읽기에 흥미를 들이는 중이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에게 독서경시대회는 독서를 한번 제대로 할 동기를 부여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바로 노트북을 켜서 독서경시대회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대상 도서는 호모루덴스와 인간의 본능, 둘 다 처음보는 책이였기에 이름이 흥미로운 호모루덴스를 택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신청을 마치고 저는 바로 책읽기에 돌입했습니다.
꽤나 두껍고 글자로 빽빽히 채워진 책이였는데 처음 들어보는 주제다 보니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나갔습니다. 호모루덴스는 놀이에 관한 책이였습니다. 그냥 가볍게 생각했던 놀이가 전쟁에도 들어가고 음악에도 들어가고 내기에도 들어가고 이곳저곳 안들어가는 곳이 없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놀이를 심오하게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려운면도 있었습니다. 읽어도 무슨소리인지, 화자가 나에게 말하고자 하는바가 무엇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독서를 하는 것이였으면 이해하지 못한 채로 넘어갔겠지만 독서경시대회를 치르기 위해, 문제를 풀기 위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화자랑 이야기를 하듯이 “이 부분은 무슨 뜻인가요?”, “다시 한번 읽어봅시다” 하면서 몇번씩 더 읽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어떤 부분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감이 잡혔습니다. 물론 모든 부분이 그런건 아니였지만 확실히 감이 잡힌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이 책을 다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집중해서 읽었는데도 3일에 걸쳐서 읽은 것이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한 책을 오래 읽었던 적은 처음이였던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읽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흥미로웠습니다.
책읽기를 마치고 독서경시대회 날이 밝았습니다. 저녁시간에 시험을 봤는데도 불구하고 시험장에는 많은 학우들이 있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시험을 치뤘습니다. 경시대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문제의 난이도는 꽤나 높은듯 했습니다. 책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험을 치루니 헷갈리는 부분이 많이 있었고 주관식을 풀 때는 머리속이 하얘졌습니다. 그렇게 아쉬움이 남는 시험을 치루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독서경시대회를 통해 결과보다 더 값진 것을 얻었습니다. 바로 제대로 된 독서를 했다는 뿌듯함입니다. 지금껏 저는 한번도 책을 다 읽고 뿌듯함을 느낀적이 없습니다. 한권을 다 본 것이지 제대로 읽은 것이 아니라는 걸 은연중에 제 스스로가 알고 있었나봅니다. 그러나 이번엔 확실히 달랐습니다. 제대로 된 독서를 하게 했습니다. 서양고전강독 강의 중 이태하 교수님께서 “존재지향적인 독서는 책을 쓴 화자와 대화하는 것이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 뜻이 무엇인지 이번 경시대회를 통해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그저 책을 보는 것이 아닌 제대로 된 ‘독서'를 할 것입니다. 내용에 빠져들고 흥미를 느끼며 화자를 이해할 것 입니다. 제대로 된 독서를 하게 해준 세종대학교 비교과 프로그램 독서경시대회 감사합니다.
국제학부 18012167 최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