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후기

[후기] 창의나눔튜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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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의나눔튜터링, 내 새내기 시절 첫 학기의 모든 것]


1년간의 재수생활까지 치열하고 기나긴 수험생활을 마치고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입학하기 전 생각 해보았습니다. 나는 어떤 새내기가 되고 싶은가. 1학년 때 무엇을 해야 보람차게 후회없이 학교를 다녔다고 할 수 있을까. 특히 작년에는 친구도 없이 혼자 밥을 먹고 말도 거의 못해서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던 저는 대학생활을 시작한다는 말 그 한마디만 들어도 울컥하고 마음이 울렁거렸었습니다. 여러 단어들이 떠올랐습니다. 여행, 친구, 수업, 문화생활, 선배… 저는 소위 말하는 ‘인싸’ 체질이 아니라 무리를 지어 과 친구들과 어울리고 아무 맥락없이 과 선배에게 다가가서 밥을 사달라는 등의 용기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랜 기간동안, 너무나도 조용히 수험생활을 했어서 그런지 홀로 새내기 생활을 시작하기가 두려웠고 무서웠습니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이 공부해주고 먼저 학교를 다녀 본, 나를 이끌어주고 다독여줄 선배가 있으면 좋겠다.’ ‘얼굴을 직접 대면에서 애교 있게 선배에게 다가가진 못하겠고 어떻게 해야 만날 수 있을까. ‘ 그러다가 자연과학대 MT를 가기 전 날 군자관 앞 플랜카드에 창의나눔튜터링 모집공고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순간 머릿속에서 빛이 났습니다. “이거다!” 마감일까지 주말을 포함해서 3일이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너무 간절했습니다. 그 날 저는 집에 오자 마자 대학생 정보나눔 앱인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렸습니다. ‘저를 구원해주세요. 일변수 미적분학 동그라미 교수님 또는 일반화학 및 실험 세모 교수님 튜터 분 제발 나타나주세요…’ 글을 올리면서도 마감이 다가왔고 대부분의 과의 MT가 겹치는 주말에 계획서를 쓰고 교수님께 승인까지 받아 줄 선배가 과연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어 ‘조금만 더 빨리 공고를 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다음날 토요일, 엠티를 가는 날이 되었고 저는 엠티 가는 버스에서 옆자리 친구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 때, 기적적으로 한 선배가 제게 쪽지를 보냈습니다. “제가 교수님은 다른데, 학교 측에 전화해보니까 교수님이 달라도 튜터링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혹시 제가 해드릴까요?”

“네!!”. “그럼 튜티가 최소 2명이 필요한데, 1명 과에서 구해주실래요?” 저는 그 순간 엠티에 참석하지 않은 제일 친한 학과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정말 감사하게도 그 친구가 흔쾌히 같이 하고 싶다고 말을 전해왔습니다. 그렇게 엠티를 가는 버스에서 계획서 작성을 위한 ‘튜터링 지원하는 동기, 나의 특성’을 작성해서 선배에게 보내고 최대한 빠르게 모든 것을 진행해서 지원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수업시간에 문자로 ‘창의나눔튜터링에 선발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광개토관 몇호로 오리엔테이션 참석해주세요.’ 저와 친구는 웃으면서 서로 축하한다고 말을 건네며 선배에게도 전화를 걸어 축하의 분위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4월부터 6월까지 총 16번, 20시간의 튜터링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새내기로서 한학기를 다니고 종강을 한 지금, 자취방에서 이 수기를 쓰면서 튜터링 했던 시간들을 떠올려봅니다. 매주 두 번 수업을 듣고 1차적으로 각자 개인 복습을 하고 튜티들끼리 학습하면서 어려웠던 부분들을 공유한 후, 2차적으로 튜터에게 피드백을 받고 튜터와 함께 백지복습을 하면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튜터는 저희에게 자신이 직접 일변수미적분학 수업을 들었을 때를 복기하여 말해주면서 우리를 복돋아 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 파트는 공부할 때, 그래프 그리는 쉬운 방법을 알면 문제풀기가 쉬워진다.” “급수 부분은 나도 어려웠는데 처음에 이해가 잘 안되는 것 같아도 계속 보고 증명하다보면 손이 쓰고 있더라.” 라고 말해주어서 뒤로 갈수록 내용이 난해해져서 절망될 때마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또, 미적분학 하루 학습 목표를 모두 달성하면, 튜터링을 끝내기 전에 1학년 때 어떻게 생활했는지, 지금 3학년으로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어떻게 학교생활을 해나가면 좋은지를 경험을 기반으로 공유해주었습니다.

물론, 아무 역경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중간고사를 한 주 앞두고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되었습니다. 올해부터 등록금 범위내의 장학금일 경우에만 수혜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는데, 언니는 이미 다른 것으로 전액장학금을 받게 되어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 말을 전해들은 순간 머리가 새하얘졌었습니다. 보통은 선배가 후배들을 직접 구해서 팀을 구성하는데, 저는 특이하게 후배로서 언니를 구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언니는 장학금도 못받는데 바쁜 와중에 저를 위해 시간을 매주 내야한다는 사실이 죄송스럽기도 하고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언니께서는 마치 장학금을 남들보다 두배를 받는 것 처럼 열의를 다해, 엄청난 성의로 매주 튜터링을 계속 해주셨습니다.

사실 그 날 이후로 만날 때마다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화도 났습니다. 제 잘못은 아닌 것 같은데 죄송한 상황은 맞아서 스스로 많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다가도 언니와 하하호호 즐겁게 수업을 하면서 감사함을 느끼고 이참에 튜티들 모두 에이쁠을 맞아서 우수 팀에 선정되어 보자고 서로를 토닥여주면서 더욱 더 돈독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튜터링을 무사히 다 마쳤고, 그 결과 저는 오늘 ‘에이플러스’라는 좋은 열매를 맺게 되었습니다. 성적확인란에서 A+라는 글자를 보자마자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다행이다’였습니다. 언니의 튜터링이 보람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에게 이 튜터링은 좋은 성적을 훨씬 뛰어넘는 선물입니다. 튜터 언니의 학교생활 이야기를 매주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조금씩 아주 자연스럽게 학교에 아주 잘 적응하게 되었습니다. 3학년 선배의 말을 들으면서 2학년, 3학년 때는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하는 시간도 가지게 되었고 학교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또, 같은 과의 동기와 자연스럽게 일변수 미적분학에서 모르는 부분들을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더 돈독한 친구관계가 되었습니다. 동기와는 대개 밥을 같이 먹고 수업을 같이 듣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더 좋은 관계가 되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따로 시간을 내어 튜터링을 같이하면서 얻기 힘든 친구 한 명을 만들었습니다. 세번 째, 학교에 대한 애교심이 높아졌습니다. 튜터링 프로그램 덕분에 비교과 마일리지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고 튜터링을 제외한 다른 비교과 프로그램들을 주기적으로 찾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2학기, 그리고 2학년때는 더욱 더 많은 프로그램들을 찾아보면서 제 인생을 건설해나가고 싶습니다. 파이팅!


화학과 19010461 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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