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글쓰기 하계캠프
- 작성자주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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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자신 있으십니까?>
대학에서 맞은 첫 학기부터 꽤 많은 글을 쓴 것 같다. 수업에서 진행되는 과제부터 여러가지 지원서들, 그리고 서술형 시험까지. 나는 영화과 입시를 준비하던 학생이라 글쓰기 자체에는 익숙한 편이었다. 하지만 내가 쓴 글에 확신이 있는 편은 아니었다. 열심히 쓰긴 하는데 한편으로 항상 의문이 들었다. ‘내가 제대로 쓰고 있는 걸까?’, ‘조금 더 잘 쓸 수는 없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나는 첫 학기 중에 약 10편가량의 다양한 종류의 글을 썼다. 그중에 나 스스로 만족스러운 글은 몇 편이나 될까? 이 또한 확신할 수 없다. 내 글이 괜찮은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성적을 통해서였다. 서술형 시험을 봤는데 내 점수가 80점이면 내 글은 80점짜리 글이다. 사실 그 외에는 글에 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었다. 내 글에서 어떤 부분이 좋고, 어떤 부분이 안 좋은지와 같은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첫 학기가 지나가고 방학이 다가올 즈음, 나는 우연히 교내 게시판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통해 세종대학교 글쓰기 센터가 주관하는 ‘글쓰기 하계캠프’를 알게 됐다.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라는 문구에 끌려 지원했다.
글쓰기 하계캠프는 3시간씩 10회, 열흘간 30시간에 걸쳐 글쓰기를 배우는 활동이었다. 1~4차시에는 제목 짓는 법이나 서론 쓰는 법과 같은 글쓰기 방법론을 배웠고, 5~10차시에는 배운 이론을 토대로 직접 글을 썼다. 글쓰기 유형을 설명적 글쓰기, 성찰적 글쓰기, 비평적 글쓰기, 학술적 글쓰기로 나누고 학생 각자 그에 해당하는 글을 썼다. 그리고 쓴 글을 교수님과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다른 학생이 쓴 글을 읽고 평가하기도 하고, 내가 쓴 글에 관한 평가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서로 쓴 글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참 좋았다. 누군가가 쓴 글을 읽어보고 우선 학생들이 “이 부분이 이해가 안 된다”와 같이 자유롭게 의견을 이야기했다. 글쓴이가 누구인지 서로 모르기 때문에 쓴 입장에서나 평가하는 입장에서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었다. 학생들의 평가가 끝난 후 교수님이 수정하는 방향을 제시하셨다.
활동을 통해 나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 좋은 글임을 깨달았다. 이전에는 일부러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면서 뭔가 ‘있어 보이는’ 글을 쓰려고 노력했었다. 그것이 멋진 글이고 좋은 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독자가 되어 남의 글을 읽어보고, 또 내 글의 독자가 가진 의견을 듣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내 생각이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쉽게 쓰려고 하니까 오히려 글 쓰는 것에 대한 부담 또한 줄었다.
나는 글쓰기센터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상담’에도 참여했다. 세종대학교 학생이라면 어떤 종류의 글이든 글쓰기 센터를 방문해서 자신이 쓴 글을 첨삭 받거나 글쓰기에 관해 상담할 수 있다. 나는 학기 중에 과제로 제출했던 영화를 분석하는 글과 국가 근로 장학생 지원서를 첨삭 받았다. 단순히 맞춤법에 어긋나거나 매끄럽지 않은 문장을 수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더 좋은 글의 구조를 고민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글쓰기는 모든 것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글의 가치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미지가 텍스트를 앞서고, 사람들 역시 읽는 것보다는 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것의 시작은 글쓰기부터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시나리오가 있어야 하듯 나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선 우선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글쓰기 센터의 ‘글쓰기 하계캠프’와 ‘글쓰기 상담’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18012337 이철욱